지하철은 잘 아시는 것처럼 전기로 움직입니다. 한국전력에서 보낸 전기는 지역별 변전소를 통해 각 지하철 역의 전기실로 갑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전기는 철도 위의 가설된 전차선을 타고 지하철 지붕 위에 있는 팬터그래프로 갑니다.
팬터그래프는 지하철 지붕 위에 마름모꼴 모양으로 달려 있으며, 전선에서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입니다. 이 전기가 동력이 되어 지하철의 바퀴를 회전시키고 지하철이 운행되는 것입니다.
위쪽의 전선들은 전압이 인가되는 플러스(+)이고, 밑쪽의 철도 레일은 접지되는 마이너스(-)입니다. 전력이 공급될 때 지하철 바퀴가 회전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잠시 후, 전력 공급 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위의 안내방송을 들은 적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전력공급방식 변경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나라는 ‘직류(DC)’와 ‘교류(AC)’를 이용해서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서울교통공사)는 직류 1500V를 사용하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25,000V의 교류를 사용합니다.
예전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에 철도청(현재 한국철도공사)에서 건설하고 운영할 구간(서울역~인천·수원 / 청량리~의정부)과 이후 직통 운행을 하는 데 있어서 전기방식을 교류로 할지, 직류로 할지를 두고 의견이 달랐습니다.
교류방식을 주장한 사람들은 철도청 구간이 지상이고,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등의 전철화를 위해 이미 교류 25,000V 방식으로 공사 중인 점 등을 이유로 교류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철 구간과 상호 직통 운전할 지하철 1호선도 당연히 교류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직류방식을 주장한 사람들은 도심을 지나는 지하철은 기술적이고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직류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통신시설 유도장애와 터널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 직류 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현재는 통신선의 기술이 발전해 문제가 없으나, 과거에는 교류사용을 반대할 만큼 통신시설 유도장애 등의 문제가 우려되었습니다. 그래서 터널 높이를 줄이고 건설비가 적게 드는 직류방식을 최종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메트로(서울교통공사)는 1호선(서울역~청량리), 2호선, 3호선(지축~오금), 4호선(당고개~남태령), 5호선, 6호선, 7호선, 8호선을 운영합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3호선(대화~삼송), 4호선(오이도~남태령),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경강선, 경인선, 경부선(수도권), 경원선을 운영합니다
그 외 인천교통공사는 인천 1호선과 인천 2호선을, 서울시메트로9호선(주)는 9호선을, 신분당선(주)는 신분당선을, 공항철도(주)는 공항철도를, 우이선신설경전철(주)는 우이신설선을, 용인경량전철(주)은 에버라인을, 의정부경량전철(주)는 의정부경전철을,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김포골드라인을, 소사원시운영(주)는 서해선을 운영합니다.
운영기관에 따라 각각 직류와 교류를 사용하다 보니 둘이 겹치는 구간에선 전력공급방식을 변경해야 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구간을 ‘절연구간’이라고 부릅니다.
이 절연구간에서 지하철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이 구간에서 지하철은 관성의 힘으로 주행하게 됩니다.
절연구간을 통과할 때 일반 승객들은 잠시 조명이 꺼지고 냉난방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외에는 불편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들은 절연구간을 통과할 때마다 일반적인 구간을 운전하는 것 이상의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2015년부터 도입된 신형 전동차는 차체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절연구간을 통과하면서도 조명이나 와이파이 등이 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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